뮤지컬 <세인트 소피아>

<세인트 소피아> 테이블 리딩 현장
일시: 2021년 7월 23일(금) 16시~18시
장소: 대학로 100 studio 
연출: 성종완
출연: 김히어라(소냐), 문태유(로쟈), 현석준(포르피리), 전성민(베로니카 외), 김한결(남 앙상블), 김민정(여 앙상블)
참관: 강병원 라이브(주)대표, 김태형 연출, 정상우 작곡가

 

 

어렵고 흥미가 떨어지는 내용
배우1: 원작 『죄와 벌』에 관한 정보 없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대본이 주는 정보만으로는 완전히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좀 더 단순하게 만들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러시아에서 사용되는 이름들은 알아듣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여기에선 풀 네임과 애칭, 별명까지 혼용된다. 캐릭터의 호칭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배우2: 사건이 많고, 인물의 변화가 많은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설명이 너무 많다. 사건의 진행이 더 빨랐으면 좋겠다. 관객의 입장에서 막 흥미로워지려는 참인데,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끼어들면서 흐름이 느려지기도 한다. 불필요한 부분들은 덜어내도 될 것 같다. 각 신의 대화와 노래가 길어서 축약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미 대사로 한 것을 노래로 중복하는 부분은 노래로만 진행하면 넘버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배우3: 어떤 작품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큰 사건을 중점으로 두고 그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나열되어 있는 느낌이다. 

 

참관1: 관객들은 아마 원작을 거의 모르고 올 것이다. 원작의 새로운 해석만으로는 성공하긴 힘들다. 원작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원작의 소냐와 성격이 달라졌다는 것보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워져야 한다. 

 

 

사건과 인물에 대한 설명 부족
배우4: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살인 사건으로 보인다. 그러나 살인 사건의 반전이 크게 와닿지 않아, 이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포르피리는 확신을 갖고 살인 사건에 접근하는 인물인데, 그 확신의 동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배우5: 소냐가 영웅이 되는 과정에서, 소냐에게 고난이나 시련이 주어지는 게 초반의 몇 장면뿐이다. 그 뒤로는 소냐를 괴롭히는 실질적인 갈등이나 상황이 없다. 소냐라는 인물의 변화가 더 보였으면 한다. 소냐와 로쟈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이 갑작스럽다. 소냐의 과거를 알고 있다고 로쟈가 고백했을 때, 소냐가 지나치게 빠르게 마음을 연다. 베로니카 수녀의 경우에도 너무 급작스러운 변화를 겪는다. 인물들의 변화에 보다 뚜렷한 이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배우2: 로쟈의 살인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로쟈가 살인 후 숨어있기만 하다 보니까 왜 살인을 했고 또 이러한 행위를 멈춘 건지 의문이 든다. 소냐가 왜 살인을 저지른 로쟈에게 공감하고 보호하려고 하는지 역시 분명하지 않다. 소냐의 심리가 너무 많다. 소냐가 노래할 때마다 매번 다른 심리가 드러난다.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참관2: 소냐와 로쟈가 서로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장면 이후 함께 이름 모를 심판자로 활동하는 전개를 기대하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함께 어떤 일을 도모하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둘의 관계가 애매하다. 서로를 통해 얻을 것이 있어야 유대 관계에 개연성이 생기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살인 사건의 경우, 지금의 서사에는 아무런 반전이 되어주지 못한다. 세 번에 걸쳐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 또한 흥미롭지 않다. 차라리 죄는 이미 저질렀으니, 벌에 관한 메시지로 넘어가는 게 어떨까. 그리고 소냐를 영웅으로 만들고 싶다면, 예수가 등장했을 때 수많은 메시아들이 나타났듯 세인트를 자처하는 모방 범죄들이 일어나야 한다. 소냐는 조금 더 강력한 다크 히어로로 각성해야 하고, 소냐로 인해 사람들이 선동되고 들썩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보다 세심한 록 음악 활용의 필요성
참관1: 가사만 읽었을 땐 상상하기 어려운 장르의 음악을 사용하는 작품이다. 이런 음악은 공연 후에 남지 않는다. 관객의 입장에서 눈앞의 세계와 음악 속 세계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작품에 종종 느닷없는 과거 회상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살인의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소냐가 강렬한 록 음악으로 자신의 과거를 노래하는 장면 같은 경우, 관객에게는 음악도 이야기도 제대로 각인되지 못할 것이다. 서사를 심플하게 정리하고, 해당 상황을 강렬하게 증폭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참관2: 가사와 음악의 시대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 가사는 클래식한 톤인데, 음악은 현대적이어서 이질적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경우, 해당 상황을 잘 담아내면서도 현대적인 언어를 사용한 가사가 록 음악과 잘 어우러진다. 이처럼 가사를 조금 더 현대어에 가깝게, 직설적인 화법으로 쓴다면 내용이 조금 더 잘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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