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6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6 오리엔테이션
일정: 2021년 7월 13일(화) 14시
장소: 피앤티스퀘어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6의 시작을 알리는 오리엔테이션이 7월 13일 종로3가에 위치한 피앤티스퀘어에서 열렸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6 사업과 이를 주최하는 제작사 라이브(주)에 대한 소개, 그리고 참여하는 이들이 서로의 얼굴을 익히기 위한 자리였다. 코로나19로 대면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6~7개월 남짓 함께해야 할 사람들이기에 마스크를 쓴 얼굴이라도 마주하는 것이 반가웠다. 전반적인 사업 소개에 이어 선발된 팀의 창작자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우디> 김주영 작가, 정규원 작곡가
천재 건축가 가우디와 그의 미완성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모티프로 한 팩션 뮤지컬이다. 타임리프가 일어나고 작품 안에서 빛이나 색, 선을 활용해 가우디의 건축물의 느낌을 전해줄 생각이다. 천재가 만드는 성당을 이어서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얼마나 부담될까. 가우디는 자기 고집이 상당해서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치열함의 시간이 있어서 이런 건축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현실의 우리들을 대변할 수 있는 노아를 등장시켜서 인간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가우디의 천재성을 내세우기보다는 인간의 아픔에 중점을 둘 것이다. 

 

<보들레르> 한민규 작가, 유수진 작곡가
탐미주의자이자 예술지상주의, 여기서 나아가 악마주의까지 나아간 시인 보들레르. 우리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의 예술지상주의 정신이다. 작품을 통해 그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과감히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보들레르가 살았던 시기는 프랑스 혁명이 마무리된 때였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자유와 평등, 박애를 지속적으로 추구했지만 문학 예술계는 이러한 정신이 허용되지 않았다. 보들레르는 이러한 시대에서 출판 금지를 당해가며 싸워갔던 혁명가이다. 이러한 보들레르의 예술 정신과 역사상 최초의 시 재판을 극으로 가져오려고 한다. 시 재판에서는 자신의 시가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보들레르의 사투를 담았다. 일반적인 예술가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그를 영웅으로 그리는 작품이 많다. 이 작품에서 보들레르는 안티 히어로로서 악마적이고 혁명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세상에 대항하는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또한 보들레르 시가 노래가 되는 과정에서 시청각적 재미를 줄 것이다. 

 

<세인트 소피아> 양소연 작가, 이승현 작곡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성녀로 등장하는 소냐를 다크 히어로로 한 스릴러 록 뮤지컬이다. 한 시대의 영웅이 무너지고 재정립되는 과정을 통해 ‘공익을 위한 사적 제재는 옳은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려고 한다. 록 음악이 단조로울 수 있어 각 인물에 따라 음악의 색깔을 달리해서 표현하려고 한다. 주인공인 소냐는 타오르는 내면을 표현한 하드 록으로, 로쟈는 서정적이고 불안한 정서를 담아낸 록 발라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음악으로, 안타고니스트인 판사 포르피리는 위트 넘치는 스윙으로, 베로니카는 소냐와 상대되는 블랙 가스펠 스타일로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한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답답한 코로나 시대에 록 뮤지컬 스타일로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김씨 표류기> 이창희 작가
3년 전부터 <김씨 표류기> 작업을 하고 싶었다.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서 성공한 덕후 같은 느낌이 든다. 먼저 원작을 뮤지컬로 만들 때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당시에는 덜 문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사진 도용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전에는 극 중 여주인공이 방 안에만 갇혀 생활하는 것이 특이해 보였는데 코로나 시대를 살다 보니 특이하지 않고 너무 할 수 있는 게 많다. 사회 변화상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두 인물이 등장하지만 만나지 않는다는 점도 무대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지점이다. 영화에 나오는 싸이월드를 인스타그램으로 바꾸는 정도로 변화를 주어서는 실패할 것이다. 또 모놀로그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남자의 전사를 세팅해서 보여주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작품을 구상하면서 영화 <캐스트 어웨이>가 많이 생각났다. 허수아비를 인격화해서 등장시킬 예정이고 오리배라든가 원작의 장면을 적절히 배치할 것이다. 달을 관찰하는 여자와 SNS의 연결고리가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서도 잘 연구해 볼 생각이다.

 

<오빠생각> 박윤혜 작가
<오빠생각>은 실화인 한국 전쟁 당시 어린이 합창단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관객 평점 8.51점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원작 영화와 다르지 않게 시놉시스를 잡았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상렬의 화해와 치유의 이야기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1952년 인물들이 모이는 시점에서 시작해서 노래로 화합하는 과정을 그리려고 한다. 2막의 구조로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한다. 전쟁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웅이나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비극 이야기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공감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원작의 이야기에 음악이 힘이 더해지면 뮤지컬로 각색하는 의미가 보여질 것이다. 
ps. 박윤혜 작가는 개발 과정에서 작품을 변경하여 원작 IP를 카프카의 『심판』으로 한 뮤지컬 <프로제스>를 개발한다.

 

<오빠생각> 최혜련 작가
전쟁 속에서 아이들의 노래를 통해 감동과 위로를 전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려고 한다. 원작의 장점이라면 수많은 콘텐츠로 익숙한 전쟁고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 전쟁 당시 실재했던 전쟁고아 합창단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이다. 뮤지컬에서는 어린아이들의 합창과 뮤지컬 넘버의 조화에서 오는 음악적 감동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원작에서 부족한 점도 있다. 일단 인물들이 개성이 부족하고 행동의 당위성이 약하다. 전체가 주인공인 작품이라 감정 이입할 명확한 주인공이 부재한다. 그리고 감동을 주기 위한 인위적인 클리셰가 많고 고아 개개인의 개별 서사가 부족하다. 뮤지컬로 각색할 때는 주인공을 좀 더 부각하고 아이들의 개별 서사를 넣으려고 한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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